수능에서 국영수로 대변되던 3과목 중에서 왜 영어만 절대평가로 바뀐 것일까요?
영어 조기 유학이나 어학 연수 바람이 우리사회를 강타한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은 방학만 되면 필리핀으로, 호주로, 뉴질랜드로, 미국 등으로 어학연수를 가거나 조기 유학을 떠나는 붐이 일어납니다.
제 친구도 아이 둘 초등학교때 필리핀으로 조기유학을 보내는데 2명해서 비용이 약 2~3천 정도 든다고 했습니다.
그 때는 초등학교 5학년때가서 그기서 학업년수를 우리나라에서 반영해주기도 하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5학년 때 가서 2년, 6학년 때 가서 1년 공부하면서 영어 배우고 오는 아이들이 꽤 많았던 거죠.
기업에서 수출해서 어렵게 벌어들이는 달러가 조기 유학붐으로 엄청나게 빠져 나가는 꼴이 되었죠.
그 때는 주변에 어학연수나 조기유학 때문에 기러기 아빠도 참 많이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영어유치원이 생기면서 1년에 수업료가 천만원이 넘는 곳이 기본이 되는데 못들어가서 줄 설 정도가 되죠. 아직도 영어유치원은 존재하고 있지만 그 당시에 비해서는 인기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영어 때문에 외화 유출도 너무 심하고 어린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해외로 몇 달이고, 몇 년씩이고 나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내립니다.
그 때는 외국인 여행객이 요즘처럼 우리나라를 많이 방문해서 달러를 사용하던 때도 아닙니다.
오히려 여행수지는 늘 적자였죠. 그러다보니 어학연수나 조기연수로 빠져나가는 달러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는 것이 정부였죠.
어쨌든 외고 입시에서 영어 인터뷰가 금지됩니다.
외고 입시에서 영어 인터뷰가 공식적으로 없어지자 영어말하기, 영어듣기가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정부에서는 해외 조기유학으로 1년이든 2년이든 갔다오는 것을 수업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우리사회 영어 열풍을 점진적으로 잠재우게 됩니다.
그리고 정부가 내린 특단의 조치 중에 하나가 국영수 주요 3과목 중에서 영어는 절대평가로 수능 제도를 손보게 됩니다.
우리사회 지나친 사교육도 영어를 본보기로 잠재우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들어간 조치였죠.
영어가 상대평가가 아니고 절대평가가 되다보니 어떤 경우에는 1등급, 즉 90점 넘는 수험생이 10% 이상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또한 대학에서도 영어는 등급별로 점수 차이를 조금 두는 편이고 영어때문에 당락이 결정될 정도로 영어를 중시하는 대학은 없어집니다. 스카이대학에서도 영어 반영은 1등급과 2등급 간의 부여되는 점수 차이가 아주 미세합니다.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학생들은 모두 수학과 국어에 전력 질주 합니다.
영어 단과반이나 영어 종합반 학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가끔 한번씩 영어가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때가 있습니다.
수능이 불수능으로 판명되면 영어 존재감이 확실히 보입니다.
2024년 불수능에서 영어 1등급은 4.71%로 약 20,843명입니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 1등급이 7.83%로 34,830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등급의 수가 급감한 것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상위권 학생들 중에서는 작년에는 영어가 같은 1등급으로 수학과 국어로 입시 경쟁하는 수험생들이 이번에는 영어가 1등급 학생과 2등급 학생으로 나뉘어 지는 경우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어 비중이 적은 편이라고 해도 보통 수준의 수능에서는 같이 1등급으로 경쟁할 수 있는 것이 불수능에서는 2등급을 맞은 수험생을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수능에서 영어를 절대평가로 변경하고 어린학생 해외어학연수나 조기유학 바람을 잠재운 것은 참 잘 한 일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입시에 있어서 영어의 중요성은 좀 약해져 있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살얼음판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대학에 가면 고등학교 때까지 갈고 닦은 영어 실력으로 원서도 읽고 대학공부를 해내야 하기 때문에 영어의 중요성은 결코 작아진 것이 아니죠.